골프 컨시드는 규칙이 아니라 진행을 위한 장치입니다. 30센티미터짜리 퍼팅을 네 사람이 차례로 정성껏 넣고 있으면 하루에 열여덟 번, 뒤 팀은 그만큼 기다립니다. 그래서 “넣은 것으로 치고 넘어가자”는 합의가 생겼고, 그것을 컨시드 또는 오케이라고 부릅니다.
규칙책을 펴 보면 이 말이 나오는 자리는 한 곳뿐입니다. 매치 플레이입니다. 상대의 다음 샷을 인정해 주는 컨시전(concession)은 사람 대 사람으로 홀을 다투는 매치 플레이의 규정이고, 우리가 보통 치는 스트로크 플레이에는 이 조항이 없습니다.
규칙에 없는데 왜 다들 하나
대한골프협회가 안내하는 골프 규칙에서 컨시전은 매치 플레이 조항입니다. 그럼에도 국내 주말 라운딩에서 골프 컨시드가 표준처럼 쓰이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진행 속도입니다.
팀당 티업 간격이 7분 안팎으로 짜여 있어서, 그린에서 몇 분만 지체돼도 뒤가 밀립니다. 짧은 퍼팅을 생략하면 홀마다 1~2분이 절약되고, 18홀이면 20분이 넘습니다.
다만 이 편의에는 대가가 있습니다. 골프 컨시드가 들어간 스코어는 공식 기록이 아닙니다. 핸디캡 산정에 쓸 수 없고, 다른 날 다른 팀에서 친 점수와 나란히 비교하기도 어렵습니다. 90타를 쳤다는 말이 팀마다 다른 뜻이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거리 기준이 없는 이유
“몇 미터부터 오케이입니까”라는 질문에 정해진 답이 없는 것은 기준을 정한 주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규칙이 아니니 숫자도 없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쓰는 기준이 제각각입니다.
- 퍼터 길이 — 가장 널리 쓰입니다. 퍼터를 홀컵에 대 보고 그립까지 닿으면 준다는 식입니다.
- 그립 제외 샤프트 길이 — 위보다 짧습니다. 조금 엄하게 치는 팀에서 씁니다.
- 1미터 이내 — 스크린골프의 기본 설정과 비슷한 감각입니다.
- 70~80센티미터 — 실력이 붙은 팀일수록 이쯤에서 갈립니다. 1미터를 주면 후하다고 봅니다.
팀마다 다르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다르다는 걸 모르고 시작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골프 컨시드 기준은 첫 홀 그린에서 한 번 맞추고 가시면 그날 내내 다툴 일이 없습니다.
누가 주는 것인가
원칙은 동반자가 주는 것입니다. 스스로 “오케이죠?”라고 요구하는 것은 매너로 보지 않습니다. 짧아 보여도 동반자가 아무 말이 없으면 그냥 치시면 됩니다.
현장에서는 캐디가 “오케이”라고 외치는 경우가 흔합니다. 진행을 맡은 사람이라 자연스럽게 그렇게 굳었는데, 엄밀히는 캐디가 결정할 사항이 아닙니다. 다만 내기가 걸린 자리가 아니라면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보통입니다.
반대로 내기가 걸린 홀에서는 캐디의 오케이를 그대로 받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금액이 오가는 상황에서 제3자가 정해 준 셈이 되면 뒤가 개운하지 않습니다.
받으면 몇 타로 적나
헷갈리는 지점입니다. 컨시드를 받으면 그 퍼팅을 한 타 친 것으로 계산합니다. 공짜로 넘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파4 홀에서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고 네 번째로 붙였는데 오케이를 받았다면, 그 홀은 5타입니다. 붙인 샷이 4타째, 남은 퍼팅이 5타째로 들어갑니다. 골프 컨시드를 받고 타수를 안 세는 것으로 잘못 알고 계신 분이 종종 있습니다.
내기를 하실 때는 이 계산이 그대로 금액으로 이어지니, 방식별 계산법은 골프 내기 정산 글을 함께 보시면 정리가 됩니다.
주고받을 때의 매너
골프 컨시드는 금액이 오가지 않아도 감정이 오가는 항목입니다. 지키면 좋은 선이 있습니다.
- 먼저 요구하지 않습니다. 볼 앞에 서서 동반자를 쳐다보는 것도 요구에 가깝습니다.
- 한 사람에게만 후하지 않습니다. 같은 거리인데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주면 그날 분위기가 상합니다.
- 줬다가 무르지 않습니다. 말이 나온 순간 끝난 퍼팅입니다.
- 안 줘도 무례가 아닙니다. 특히 마지막 홀이나 내기가 걸린 홀에서는 치게 하는 쪽이 정상입니다.
모르는 사람과 치는 조인 라운딩이라면 첫 홀 그린에서 “오케이는 퍼터 길이로 하겠습니까” 한마디만 해 두시면 됩니다. 그 한마디로 열여덟 홀이 편해집니다.
스크린골프는 설정값이 있습니다
실내 스크린골프에서는 골프 컨시드가 사람의 판단이 아니라 기계 설정값입니다. 시작할 때 컨시드 거리를 정해 두면 그 안쪽은 자동으로 들어간 것으로 처리됩니다.
보통 1.5미터나 2미터로 맞춰 두는데, 필드보다 훨씬 후한 기준입니다. 그래서 스크린에서 90타를 치던 분이 필드에 나가면 숫자가 크게 늘어납니다. 짧은 퍼팅을 실제로 넣어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스크린 점수를 필드 실력으로 생각하고 계셨다면, 컨시드 설정을 1미터로 낮춰 몇 게임 쳐 보십시오. 필드에서 나올 숫자에 훨씬 가까워집니다.
초보와 칠 때는 어떻게 하나
처음 나온 사람에게는 후하게 주는 것이 배려로 보입니다. 실제로 대부분 그렇게 합니다. 다만 정도가 지나치면 반대로 갑니다.
2미터짜리를 계속 오케이로 넘기면 그날 스코어가 본인 실력과 무관해집니다. 90타를 쳤다고 좋아했는데 다음에 다른 팀과 나가서 110타가 나오면 그 격차를 본인 탓으로 돌리게 됩니다.
골프 컨시드는 진행을 위한 장치이지 위로가 아닙니다. 짧은 것은 주고, 애매한 것은 쳐 보게 하는 편이 그 사람에게도 낫습니다.
연습으로 보면 손해입니다
실력을 올리려는 분에게는 다른 이야기를 드려야 합니다. 1미터 안쪽 퍼팅은 스코어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구간인데, 골프 컨시드로 계속 건너뛰면 그 거리를 연습할 기회가 사라집니다.
실제로 라운드에서는 잘 넣다가 대회나 스크린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이 때문입니다. 진행에 여유가 있는 홀에서는 오케이를 받았더라도 한 번 넣어 보고 가시는 편이 낫습니다. 뒤 팀이 붙어 있지 않을 때만이면 충분합니다.
기준을 맞추는 한마디
골프 컨시드로 분위기가 상하는 것은 거의 전부 말을 안 하고 시작해서 생깁니다. 첫 홀 그린에서 한마디면 끝납니다.
“오케이는 퍼터 길이로 할까요.” 이 한 문장이면 그날 열여덟 홀의 기준이 정해집니다. 내기를 하신다면 여기에 하나만 더 붙이십시오. “마지막 홀은 다 넣는 걸로 하겠습니다.” 승부가 걸린 홀에서 골프 컨시드를 놓고 다툴 일이 사라집니다.
정리하면
골프 컨시드는 규칙이 아니라 팀끼리 정하는 약속입니다. 거리 기준도, 주는 사람도, 무를 수 있는지도 전부 그 자리에서 정해집니다. 첫 홀 그린에서 한 번 맞추고 시작하시면 그날 내내 편합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공식 규칙에는 매치 플레이에만 있고, 받으면 한 타를 더해 적으며, 거리는 팀이 정합니다. 이것만 알고 계시면 골프 컨시드로 곤란해질 일이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컨시드는 몇 미터부터 주나요?
정해진 숫자가 없습니다. 규칙이 아니라 팀끼리 정하는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는 퍼터 길이, 그립을 제외한 샤프트 길이, 1미터 이내, 70~80센티미터 같은 기준이 섞여 쓰입니다.
공식 규칙에 컨시드가 있나요?
매치 플레이에만 있습니다. 상대의 다음 샷을 인정해 주는 컨시전은 사람 대 사람으로 홀을 다투는 매치 플레이 조항이고, 보통 치는 스트로크 플레이에는 그런 조항이 없습니다.
컨시드를 받으면 타수를 어떻게 적나요?
그 퍼팅을 한 타 친 것으로 계산합니다. 파4 홀에서 네 번째 샷으로 붙이고 오케이를 받았다면 그 홀은 5타입니다. 타수를 안 세는 것이 아닙니다.
누가 주는 건가요?
동반자가 주는 것입니다. 스스로 요구하는 것은 매너로 보지 않습니다. 현장에서는 캐디가 외치는 경우가 흔하지만 엄밀히는 캐디가 결정할 사항이 아닙니다.
내기 중에도 컨시드를 주나요?
줄 수는 있지만 신중해집니다. 금액이 오가는 홀에서는 치게 하는 쪽이 정상이고, 특히 캐디가 준 오케이를 그대로 받으면 제3자가 결과를 정한 셈이 되어 뒤가 개운하지 않습니다.
컨시드를 안 주면 무례한가요?
아닙니다. 안 주는 것이 원칙에 가깝습니다. 다만 같은 거리인데 사람에 따라 주고 안 주면 그날 분위기가 상하니, 기준을 하나로 유지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컨시드 받은 스코어도 내 기록인가요?
개인 기록으로는 쓰시되 공식 기록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핸디캡 산정에 쓸 수 없고, 팀마다 오케이 기준이 달라 다른 날 점수와 나란히 비교하기도 어렵습니다.
실력을 올리려면 어떻게 하나요?
1미터 안쪽은 스코어를 크게 좌우하는 구간이라 계속 건너뛰면 연습 기회가 사라집니다. 뒤 팀이 붙어 있지 않은 홀에서는 오케이를 받았더라도 한 번 넣어 보고 가시는 편이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