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한 병 1만 원대. 컵라면 한 개 8,000원 안팎. 캔맥주 6,000원에서 8,000원. 삶은 달걀 두 알에 3,000원. 네 명이 앉아 한 잔씩 하고 안주를 시키면 5만 원이 넘어갑니다. 편의점이었으면 만 원 남짓이었을 것들입니다.
그래서 나오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골프장 그늘집은 안 들르면 안 되는 것인가. 됩니다. 지나쳐서 후반 티박스로 바로 가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걸리는 것은 값이 아니라 흐름입니다. 전반이 끝나면 팀 전체가 그리로 올라가는 자리라 혼자 빠지기가 어색합니다.
어디에 있고 언제 들르나
골프장 그늘집은 두 종류입니다. 하나는 9번 홀을 마치고 후반으로 넘어가기 전에 들르는 중간 휴게소로, 규모가 크고 식사가 됩니다. 다른 하나는 코스 중간에 있는 간이 매점으로, 음료와 간단한 간식만 팝니다.
전반이 끝나면 후반 티오프까지 대기가 생깁니다. 앞 팀이 밀려 있으면 20분에서 30분씩 비기도 합니다. 이 시간을 채우는 자리가 중간 휴게소입니다. 그래서 값보다 먼저 알아 두실 것은 대기 시간이 짧은 날에는 들를 이유 자체가 없다는 점입니다.
값은 왜 이런가
세금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돌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됩니다. 구조가 더 큽니다.
- 그린피 밖에서 수익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린피는 대중형으로 지정받으면 기준선 아래로 유지해야 하니, 부대시설이 그 몫을 메웁니다.
- 코스 안에서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나가서 사 올 수 없는 자리라 가격 경쟁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 운영 비용이 붙습니다. 코스 안쪽까지 물건을 실어 나르고, 하루 몇 시간만 사람을 두는 구조입니다.
골프산업신문을 비롯한 업계 매체에서도 부대시설 수익 비중을 두고 지적이 반복돼 왔습니다. 골프장 그늘집 값이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금액 자체보다 밖과의 격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안 들러도 되나 — 실제로 되는 방법
이 항목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인데 정작 정리된 글이 드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의무가 아닙니다. 그늘집을 지나쳐 후반 티박스로 바로 가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팀이 함께 움직이는 자리라, 혼자 빠지려면 말을 한마디 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 먼저 말해 두십시오. 전반 마지막 홀쯤에 “저는 화장실만 들렀다 티박스에 가 있겠습니다”라고 하면 그것으로 끝납니다.
- 물은 챙겨 가십시오. 카트에 생수를 실어 두면 굳이 사 마실 일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골프장이 카트에 물을 비치해 둡니다.
- 계산만 따로 하셔도 됩니다. 자리에는 앉되 본인 것만 계산하는 방식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거절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골프장 그늘집이 사교의 자리로 굳어져 있기 때문이지 규정 때문이 아닙니다.
외부 음식은 가지고 들어갈 수 있나
대부분의 골프장이 외부 음식 반입을 제한합니다. 도시락을 싸 와서 그늘집 테이블에 펼치는 것은 막습니다.
다만 개인이 카트에 챙겨 두는 물이나 간식은 대체로 문제 삼지 않습니다. 생수, 이온음료, 초코바 정도는 각자 준비해 오는 분이 많습니다. 애매하다 싶으면 예약 확인 문자나 홈페이지 이용안내를 보시면 명시돼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계산은 어떻게 나뉘나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골프장 그늘집은 그 자리에서 현금을 받지 않고 라커 번호나 회원 카드로 달아 두었다가 체크아웃 때 합산하는 곳이 많습니다.
구조상 누가 무엇을 먹었는지가 그때는 정리되지 않습니다. 끝나고 프런트에서 영수증을 받아 들면 항목이 한 사람 앞으로 몰려 있는 경우가 생깁니다.
대응은 하나뿐입니다. 주문할 때 각자 계산으로 해 달라고 미리 말하는 것입니다. 먹고 난 뒤에 나누려 하면 기억이 어긋납니다. 처음 만난 사람들과 치는 조인 라운딩이라면 특히 그렇습니다.
캐디 몫은 어떻게 하나
캐디에게 음료를 사 주는 관행이 있습니다. 의무는 아닙니다.
팀에서 음료를 시킬 때 하나 더 주문해 건네는 정도가 일반적이고, 안 사 준다고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여름철에는 캐디도 코스에 오래 있으니 챙기는 분이 많은 편입니다. 금액이 크지 않아 부담이 되는 항목은 아닙니다.
메뉴는 어떤 것이 있나
중간 휴게소 규모의 골프장 그늘집이라면 식사가 됩니다. 국수와 우동, 비빔밥, 간단한 정식까지 내는 곳이 있습니다. 후반이 늦게 끝나 저녁 시간이 애매할 때 여기서 해결하고 나가는 팀도 있습니다.
간이 매점 쪽은 범위가 좁습니다. 캔음료와 생수, 커피, 컵라면, 어묵, 삶은 달걀 정도입니다. 겨울에는 어묵 국물, 여름에는 얼음물이 잘 나갑니다.
술은 어디든 있습니다. 다만 후반이 남아 있다는 점은 생각하셔야 합니다. 전반에 한 잔이 들어가면 후반 스코어가 흔들리고, 카트 이동 중에 위험해지기도 합니다. 한 병을 넷이 나누는 정도가 무난합니다.
안 들를 생각이면 이렇게 준비하십시오
골프장 그늘집을 건너뛰기로 정하셨다면 준비가 필요합니다. 코스 안에서 다섯 시간을 보내는 동안 아무것도 없으면 그게 더 힘듭니다.
- 얼린 생수 두 병 — 여름에는 녹으면서 계속 시원합니다. 카트에 실어 두십시오.
- 에너지바나 초콜릿 — 주머니에 들어가는 크기면 충분합니다. 후반에 힘이 떨어질 때 씁니다.
- 보온병 — 겨울 라운드에서 가장 요긴합니다.
이 정도만 챙겨도 그늘집을 지나치는 것이 아쉽지 않습니다. 밖에서 사면 5,000원이 안 되는 준비입니다.
그늘집 계산이 한 사람 앞으로 몰리는 문제는 라운드가 끝난 뒤에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클럽하우스에서 밥을 먹을 때 라운딩 후 식사비를 누가 낼지는 자리 성격에 따라 갈리니, 앉기 전에 한 번 맞춰 두시는 편이 편합니다.
대기가 길 때는 어떻게 쓰나
후반 대기가 30분씩 생기면 그늘집이 유일한 그늘입니다. 이때는 값을 따지기보다 쓸모로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 화장실 — 코스 안에서 가장 확실한 자리입니다.
- 더위와 추위 — 한여름과 한겨울에는 실내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컨디션 관리입니다.
- 전반 정리 — 스코어를 맞추고 후반 내기 규칙을 조정하기에 적당한 시점입니다.
반대로 봄가을 대기 없는 날 습관적으로 앉는 것이라면, 그 자리는 건너뛰셔도 아쉬울 것이 없습니다.
주류를 시키실 때는 한 가지가 더 걸립니다. 술을 마신 상태로 카트를 타고 사고가 나면 책임 비율이 크게 달라집니다. 기준은 골프장 음주 글에 판례와 함께 정리해 두었습니다.
처음 가시는 분께
첫 라운드에서는 골프장 그늘집에서 벌어지는 일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앉으라고 해서 앉았는데 주문은 누가 하는지, 돈은 언제 내는지가 안 보이기 때문입니다.
편하게 생각하셔도 됩니다. 주문은 대개 한 사람이 몰아서 하고, 계산은 그 자리에서 하지 않습니다. 본인 것만 따로 하고 싶으시면 주문할 때 말씀하시면 그만입니다. 골프장 그늘집에서 지켜야 할 예절 같은 것은 따로 없습니다.
담배를 피우신다면 실내 좌석을 한 번 보셔야 합니다. 법정 금연구역 구분과 코스 약관은 골프장 흡연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정리하면
골프장 그늘집은 의무가 아니고, 값은 밖의 두세 배이며, 계산은 미리 나눠 두지 않으면 엉킵니다. 이 셋만 알고 계시면 됩니다.
라운딩 한 번에 들어가는 돈이 항목별로 어떻게 구성되는지, 그중 그늘집이 어느 정도 비중인지는 골프 머리 올리기 비용 글에 표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전체 예산을 먼저 잡아 두시면 그늘집에서 쓸 금액도 자연히 정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골프장 그늘집은 꼭 가야 하나요?
아닙니다. 지나쳐서 후반 티박스로 바로 가셔도 됩니다. 다만 팀이 함께 움직이는 자리라, 전반 마지막 홀쯤에 먼저 들르지 않겠다고 한마디 해 두시면 어색하지 않습니다.
값이 어느 정도인가요?
골프장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밖의 두세 배입니다. 캔맥주와 컵라면이 각각 6,000원에서 1만 원 사이, 막걸리가 1만 원대인 곳이 많습니다. 네 명이 한 잔씩 하고 안주를 시키면 5만 원을 넘기기 쉽습니다.
왜 이렇게 비싼가요?
그린피 밖에서 수익을 만들어야 하는 구조, 코스 안이라 대체 선택지가 없다는 점, 코스 안쪽까지 물건을 나르는 운영 비용이 겹칩니다. 세금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물이나 간식을 가져가도 되나요?
개인이 카트에 챙겨 두는 생수나 초코바 정도는 대체로 문제 삼지 않습니다. 다만 도시락처럼 외부 음식을 그늘집 테이블에 펼치는 것은 제한하는 곳이 많습니다.
계산은 어떻게 하나요?
그 자리에서 현금을 받지 않고 라커 번호나 회원 카드로 달아 두었다가 체크아웃 때 합산하는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주문할 때 각자 계산으로 해 달라고 미리 말해 두셔야 합니다. 먹고 난 뒤에 나누려 하면 기억이 어긋납니다.
캐디 음료도 사야 하나요?
의무는 아닙니다. 팀에서 음료를 시킬 때 하나 더 주문해 건네는 정도가 일반적이고, 안 사 준다고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여름철에는 챙기는 분이 많은 편입니다.
안 가면 시간이 남지 않나요?
대기가 짧은 날에는 남지 않습니다. 앞 팀이 밀려 20분 이상 비는 날이라면 화장실과 그늘, 스코어 정리 용도로 쓸모가 있습니다. 대기 없는 날 습관적으로 앉는 것이라면 건너뛰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