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홀을 마치고 샤워까지 끝낸 뒤 클럽하우스 식당에 넷이 앉았습니다. 식사가 끝나고 종업원이 계산서를 테이블에 놓습니다. 그 순간 아무도 손을 뻗지 않는 몇 초가 흐릅니다.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가장 나이가 많거나 가장 성격이 급한 사람이 카드를 꺼냅니다.
라운딩 후 식사비가 어려운 이유는 금액이 커서가 아닙니다. 그날 이미 여러 번 돈을 나눈 뒤라 기준이 헝클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린피는 각자 냈고, 카트비는 넷으로 나눴고, 캐디피는 현금으로 걷었고, 그늘집은 누가 한꺼번에 달았습니다. 식사비만 남았는데 어느 방식을 적용할지가 애매해집니다.
기본은 각자 내는 것입니다
정해진 규칙이 없으니 원칙부터 잡고 가겠습니다. 라운딩 후 식사비도 다른 항목처럼 나눠 내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린피를 각자 냈다면 식사도 각자 내는 것이 흐름상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현장에서 그렇게 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금액이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1인당 2만 원 안팎이면 넷이 8만 원인데, 그린피 스무 몇 만 원을 낸 뒤라 그 정도는 누가 내도 되는 금액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매번 다르게 처리되고, 매번 어색해집니다.
상황별로 갈립니다
① 친목 모임 — 각자 또는 번갈아
정기적으로 치는 모임이라면 각자 내거나 돌아가며 내는 방식이 안정적입니다. 한 사람이 계속 내면 다음 라운드가 부담스러워집니다.
번갈아 내기로 정했다면 순서를 기록해 두십시오. 라운딩 후 식사비 순서가 기억에 의존하면 반드시 어긋납니다.
② 내기를 했을 때 — 딴 사람이 냅니다
가장 자주 쓰이는 방식입니다. 금액이 커졌을 때 딴 사람이 식사비를 내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관행이 있습니다. 돈을 그대로 챙겨 가면 다음 라운딩이 어색해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건 딴 금액이 식사비보다 클 때 성립합니다. 몇 만 원 딴 사람에게 십만 원짜리 식사를 지우면 오히려 손해입니다. 시작 전에 어디까지 적용할지 정해 두시면 깔끔합니다.
③ 머리 올리는 자리 — 데려간 쪽이 냅니다
처음 필드에 나온 사람이 있는 자리라면 데려간 사람이 라운딩 후 식사비까지 내는 것이 오랜 관행이었습니다. 요즘은 그린피는 각자 내고 식사만 처음 나온 사람이 사는 방식도 흔합니다.
어느 쪽이든 그날 아침에 정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비용 항목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는 골프 머리 올리기 비용 글에 표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④ 접대 자리 — 부른 쪽이 전부
업무 관계로 만든 자리라면 그린피부터 라운딩 후 식사비까지 초대한 쪽이 부담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상대가 내겠다고 하는 것을 받으면 자리의 성격이 흐려집니다.
다만 공직자나 특정 업종이 포함된 자리라면 금액 한도가 걸립니다. 이 부분은 회사 규정을 먼저 확인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⑤ 조인이나 초면 — 무조건 각자
처음 만난 사람들과 친 자리라면 고민할 것이 없습니다. 각자 계산이 유일한 답입니다. 누가 한 번에 내면 다음에 갚을 자리가 없어 서로 부담만 남습니다.
⑥ 나이 차가 클 때 — 관행과 원칙이 부딪힙니다
손위 사람이 자연스럽게 내는 흐름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다만 매번 그렇게 되면 그 사람이 라운드를 피하게 됩니다. 손아래 쪽에서 그늘집이나 다음 식사를 맡는 식으로 나누는 것이 오래갑니다.
캐디 몫은 어떻게 하나
따로 묻는 분이 많은 항목입니다. 캐디 식사비는 의무가 아닙니다.
라운드 중 그늘집에서 음료를 하나 더 시켜 건네는 정도는 흔하지만, 라운딩 후 식사비에 캐디 몫을 포함시키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캐디는 라운드가 끝나면 다음 팀으로 가거나 퇴근하기 때문에 자리에 함께 있지도 않습니다.
그늘집에서 무엇을 사고 안 사는지, 계산이 어떻게 달리는지는 골프장 그늘집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계산이 엉키지 않게 하는 방법
라운딩 후 식사비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은 대부분 말을 안 하고 앉았기 때문입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 주문 전에 정하십시오. “각자 계산할까요, 오늘은 제가 낼까요” 한마디면 끝납니다. 먹고 나서 정하려 하면 이미 늦습니다.
- 각자 계산이면 미리 말하십시오. 클럽하우스 식당은 라커 번호로 달아 두는 곳이 많아, 주문할 때 나눠 달라고 해야 합니다.
- 술이 들어가면 금액이 튑니다. 시작할 때 각자였다가 술값이 붙어 한 사람 앞으로 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 영수증을 보고 나오십시오. 그늘집에서 먹은 것이 식사비에 합쳐져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안 먹고 가도 됩니다
당연한 이야기인데 못 하는 분이 많습니다. 라운드가 끝나면 그대로 나가셔도 됩니다. 클럽하우스 식사는 절차가 아닙니다.
일정이 있거나 부담스러우시면 샤워하고 정산한 뒤 인사하고 나오시면 됩니다. 미리 “오늘은 바로 가야 합니다”라고 한마디 해 두시면 자리가 어색해지지 않습니다.
골프장 밖에서 먹을 때
클럽하우스가 비싸다는 이유로 나가서 먹는 팀이 늘었습니다. 이 경우 라운딩 후 식사비의 성격이 조금 달라집니다.
클럽하우스는 라커 번호로 달아 두는 구조라 각자 계산을 요청하지 않으면 한 사람 앞으로 몰립니다. 반면 밖에서는 처음부터 나눠 내기가 쉽습니다. 계산대에서 각자 카드를 내면 그만이고, 금액도 클럽하우스의 절반 수준입니다.
다만 이동이 생깁니다. 술을 드실 계획이면 대리운전까지 계산에 넣으셔야 하고,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가 또 하나의 항목이 됩니다. 골프저널을 비롯한 매체에서도 라운드 이후 비용이 예상보다 커지는 지점으로 이 부분을 짚습니다.
모임이라면 회비로 묶으십시오
정기 모임이라면 매번 정하는 것 자체가 소모입니다. 회비를 걷어 라운딩 후 식사비까지 묶어 두는 방식이 가장 조용합니다.
한 사람이 총무를 맡아 그린피부터 식사까지 한 번에 결제하고, 나중에 인원수로 나눠 정산하는 식입니다. 그날 계산대에서 아무도 눈치를 볼 일이 없고, 누가 몇 번 냈는지 세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총무를 맡은 사람이 매번 카드를 긁게 되니, 정산을 빠르게 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라운드 당일이나 다음 날까지 정리하는 것을 규칙으로 정해 두시면 오래갑니다.
안 먹는 사람이 있을 때
넷 중 한 명이 식사를 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운전을 해야 해서, 약속이 있어서, 속이 불편해서 등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이때 그 사람 몫을 빼고 나누는 것이 원칙입니다. 당연해 보이지만 현장에서는 잘 안 됩니다. 음료 한 잔만 시킨 사람에게 4분의 1을 물리는 경우가 실제로 생깁니다.
반대로 안 드시는 쪽에서도 미리 말씀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자리에 앉기 전에 “저는 커피만 하겠습니다” 한마디면 계산이 깔끔해집니다. 앉아서 메뉴판을 받은 뒤에 말하면 이미 주문이 섞입니다.
라운딩 후 식사비에서 감정이 상하는 경우의 상당수가 이 지점입니다. 금액이 크지 않아도 안 먹은 값을 냈다는 기분은 오래 남습니다.
정리하면
라운딩 후 식사비는 정해진 규칙이 없고 자리 성격에 따라 갈립니다. 친목이면 각자나 번갈아, 내기를 했으면 딴 사람이, 머리 올리는 자리면 데려간 쪽이, 접대면 부른 쪽이, 조인이면 무조건 각자입니다.
어느 쪽이든 앉기 전에 한마디가 전부입니다. 계산서가 테이블에 놓인 뒤에 정하려 하면 그 몇 초가 매번 어색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라운딩 후 식사비는 원래 누가 내나요?
정해진 규칙이 없습니다. 기본은 다른 항목처럼 각자 내는 것이고, 자리 성격에 따라 달라집니다. 친목이면 각자나 번갈아, 접대면 초대한 쪽, 조인이면 무조건 각자입니다.
내기에서 딴 사람이 사는 게 맞나요?
가장 자주 쓰이는 방식입니다. 돈을 그대로 챙겨 가면 다음 라운딩이 어색해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딴 금액이 식사비보다 클 때 성립합니다. 몇 만 원 딴 사람에게 큰 금액을 지우면 오히려 손해입니다.
머리 올리는 사람이 사야 하나요?
전통적으로는 데려간 사람이 식사까지 냈습니다. 요즘은 그린피는 각자 내고 식사만 처음 나온 사람이 사는 방식도 흔합니다. 어느 쪽이든 그날 아침에 정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조인으로 만난 사람들과는 어떻게 하나요?
각자 계산이 유일한 답입니다. 누가 한 번에 내면 다음에 갚을 자리가 없어 서로 부담만 남습니다.
캐디 식사비도 내야 하나요?
의무가 아닙니다. 라운드 중 그늘집에서 음료를 건네는 정도는 흔하지만, 식사비에 캐디 몫을 포함시키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캐디는 라운드가 끝나면 자리에 함께 있지도 않습니다.
각자 계산하려면 언제 말해야 하나요?
주문할 때입니다. 클럽하우스 식당은 라커 번호로 달아 두는 곳이 많아 미리 나눠 달라고 해야 합니다. 먹고 나서 나누려 하면 누가 무엇을 먹었는지 정리가 안 됩니다.
식사를 안 하고 그냥 가도 되나요?
됩니다. 클럽하우스 식사는 절차가 아닙니다. 샤워하고 정산한 뒤 인사하고 나오시면 됩니다. 미리 바로 가야 한다고 한마디 해 두시면 어색해지지 않습니다.
술값이 붙으면 어떻게 하나요?
시작할 때 각자였다가 술값 때문에 한 사람 앞으로 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술을 시키기 전에 이 부분을 다시 한 번 맞춰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